게임회사들의 흑 역사, 우린 그런 게임 몰라요
누구에게나 잊고 싶은 과거가 있습니다. 언제부터인가 이러한 잊고 싶은 과거를 흑 역사라고 부르기 시작했습니다. 제 생각에는 자신들의 과거를 기록한 것들을 까맣게 칠하고 싶어서 흑 역사라고 부르는 게 아닐까 합니다.
이것은 게임회사들에게도 비슷합니다. 초창기에는 성인용 에로 게임을 만들었다가 유명해진 다음에는 회사 이미지 때문에 자신들이 만들었다는 것을 부정하는 게임들이 있습니다. 지금부터 게임 회사들의 숨기고 싶어 하는 과거들을 소개해볼까 합니다.
<당사자는 광고지 모두 까맣게 칠해버리고 싶을 듯>
[제발 잊어주세요 우린 그런 게임 몰라요]
여기서 소개하는 게임들은 유명한 일본 게임회사들의 초창기 작품들입니다. 그런데 위 게임의 제작사들이 주식회사로 변환하는 과정에서 자신들이 만들었던 성인용 게임의 존재를 부정하고 있습니다. 최근 회사들은 부정하지 않는 것으로 볼 때 이런 결정은 당시 사회 분위기가 영향을 준게 아닐까 하네요
1. KOEI 에로 소프트 3부작
코에이는 1978년에 창업한 회사인데 원래는 염료를 판매하던 회사였다고 합니다. 일본 게임회사의 경우 다른 일을 하다가 우연히 게임을 하나 내놓았는데 그 게임이 대박을 쳐서 게임으로 업종 변경하는 경우가 많았고 코에이도 그런 회사 중 하나였습니다.
당시 코에이의 사장이었던 에리카와 요이치(현 코에이 테크모 홀딩스 회장)가 취미로 만들었던 PC 게임이 좋은 평을 받았고 그래서 1982년 "카와 나카지마 전투"라는 시뮬레이션 게임을 발매하면서 현재의 게임 회사 KOEI가 탄생하게 된다는 것이 코에이의 탄생 이야기입니다.
이렇게 탄생한 코에이는 1982년에 "나이트 라이프"라는 부부생활에 대한 조언을 담은 소프트웨어를 발매합니다. 뜬금없겠지만 당시 일본에서는 원만한 부부생활에 대한 조언을 담은 책이나 속설들이 퍼져있었는데 이걸 모아서 성인용 소프트 웨어로 만든 것이라고 합니다.
그리고 "나이트 라이프"는 "일본 최초의 상업용 성인 소프트웨어" 이기도 합니다. 이러한 성인용 소프트의 등장과 성공은 이후의 일본 게임 업계에 많은 영향을 끼치게 됩니다.
<1982년에 나온 일본 최초의 상업용 성인 소프트웨어>
나이트 라이프가 판매량이 좋았는지 본격적인 성인용 게임 제작에 들어가고 1983년에 "일본 최초의 성인용 ㅍㄹㄴ 게임"이라는 단지처의 유혹이라는 작품을 내놓습니다. 이 게임은 콘돔을 판매하는 세일즈맨이 아파트 단지에서 혼자 있는 여성들에게 콘돔을 판다는 내용의 게임이라고 하네요
이런 류의 게임이 다 그렇듯 콘돔을 판매하는 과정에서 콘돔 사용법을 설명하고 콘돔 사용법을 직접 보여주는 방식으로 게임이 진행된다고 합니다.
<일본 최초의 성인용 ㅍㄹㄴ 게임이라고 합니다.>
이 게임이 성공을 거두면서 1984년에는 "네덜란드 아내는 전기뱀장어의 꿈을 꾸는가?"라는 게임을 내놓았는데 먼 미래에 로봇 더치와이프가 반란을 일으키고 도망치는데 사립 탐정인 주인공이 도망친 더치와이프를 찾는 내용의 어드벤처 게임이라고 합니다.
그리고 더치와이프와 진짜 사람을 구분하는 방법은 여러분이 생각하는 그대로입니다.

<이 게임이 시부사와 코우의 첫 작품이라는 설도 있더군요>
그 뒤 신장의 야망이나 삼국지와 같은 역사 시뮬레이션 게임들을 발매하고 이 게임들이 연달아 대성공을 거두면서 우리가 알고 있는 그 코에이가 됩니다. 그리고 주식회사로 법인 전환을 하는 과정에서 위 게임들의 존재를 부정하게 된다고 하네요
하지만 일본 최초의 성인용 게임인 만큼 코에이 어덜트 3부작이라고 불리면서 가끔씩 언급되곤 합니다.
<이 두 작품의 성공과 함께 우리가 아는 코에이가 탄생합니다.>
*. 시부사와 코우 : 1980년대부터 최근에 나온 거의 모든 코에이 게임 개발에 참여한 기획자입니다.
2. 팔콤(니혼 팔콤)의 여대생 프라이빗
팔콤은 1981년 PC 게임 매장으로 시작한 회사인데 초기에는 간단한 슈팅 게임이나 골프 게임 또는 점성술 소프트웨어 같은 소프트들을 발매하던 회사였는데 1983년에 여대생 프라이빗이라는 성인용 퍼즐 게임을 제작하면서 본격적으로 게임 개발에 뛰어들게 된다고 합니다.
<확인된 팔콤 게임 중에서는 가장 오래된 게임입니다.>
이후 팔콤은 1984년 드래곤 슬레이어를 만들게 되고 두 번째 작품인 드래곤 슬레이어 2 제나두가 45만장의 대박을 치면서 현재 우리가 알고 있는 팔콤이 탄생합니다. 그리고 팔콤은 위 게임의 존재를 부정하고 있습니다.
3. 에닉스(스퀘어 에닉스)의 로리타 신드롬
<1984년작 로리타 신드롬>
에닉스는 원래 에이단샤 모집 서비스라는 부동산 안내 서비스를 하는 회사였다고 합니다. 그러다 창업자분이 초밥 기계를 만드는 사업에 뛰어들었다가 망하고 회사명을 에닉스로 바꾸고 PC 소프트웨어 제작으로 사업을 바꾸었다가 이것도 안돼서 PC 게임으로 사업을 바꾼 것이 에닉스의 시작입니다.
초기에는 게임을 만들 수 있는 사람이 없어서 게임 개발 경연 대회를 열어서 모집했고 이 경연 대회를 통해서 에닉스에 입사한 사람 중에 일본 게임계에 많은 영향을 끼치게 되는 인물들이 많습니다. 그중 한 명만 소개하자면 드래곤 퀘스트의 핵심 개발자인 호리이 유지 가 이 경연 대회 출신이죠
본론으로 들어가서 에닉스도 그 당시 큰 돈이 되는 사업이었던 성인용 PC 게임을 만들었습니다. 그런데 당시 일본에서는 로리타 열풍 이 불었다고 하는데 이 로리타 유행을 소재로 한 "로리타 신드롬"이라는 게임을 내놓았다고 합니다.

<일단 에닉스에서는 유통만 담당한듯한데...>
로리타 신드롬은 한 소녀가 갇혀있는 집안에 들어가서 각 방에 따라서 서로 다른 미니 게임이 펼쳐지는 내용의 성인용 게임이라고 하네요 미니 게임 중 하나가 위 스샷에 있는 칼을 던져서 소녀의 결박을 푸는 게임입니다.
그리고 에닉스는 도쿄 난파 스트리트라는 호텔을 경영하면서 여자를 사귀는 게임을 내놓았다고 하는데 이 게임 역시 성인용 게임이라고 하는데 관련 정보는 위패키지 스샷뿐이라서 확인은 불가능합니다.
물론 에닉스도 주식회사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자신들이 만들거나 유통한 성인용 게임의 존재를 부정하게 됩니다.
*. 코에이와 에닉스 관련 정보는 게임 메카 정보를 참고하였습니다.
[빛과 어둠을 오고 간 회사들]
당시 일본의 사회 분위기에서 성인용 게임과 전 연령 게임은 빛과 어둠이라고 할 정도로 완전히 다른 세상이었습니다. 그래서 어떤 회사는 게임 브랜드를 두 개 만들어서 하나는 전 연령 게임용 또 하나는 성인용 게임 이런 식으로 게임을 내놓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이 세상에는 극단이 있으면 중간이 있는 법 둘을 오고 간 게임도 있는데 성인용 게임을 성인 콘텐츠를 빼고 콘솔로 이식하기도 하고, 노출 수위를 어느 정도 조절해서 성인용과 전 연령 중간 단계의 게임을 내놓는 경우도 있었다고 하네요
1. 가이낙스의 카드 스트립 배틀 슈퍼 배틀 스킨 패닉

<슈퍼 배틀 스킨 패닉>

이 게임의 스토리는 평범한 남자 주인공 옆에 미미라는 이름을 가진 소녀가 전학을 와서 옆자리에 앉게 되는데 이 소녀는 사실 수천 년의 역사를 가진 나신활살권(裸神活殺拳) 이라는 권법의 전승자였습니다.
이 권법은 대자연의 기를 모아서 싸우는 권법인데 대자연의 기를 모으기 위해서는 자연과 피부의 접촉을 늘릴 필요가 있습니다. 하지만 이 권법의 계승자가 일본인이 된 것을 용납할 수 없는 미미의 사제들(모두 여자입니다.) 과 싸우게 되는데 중간에 지저인들이 깨어나죠(전부 여성형)
이러쿵저러쿵해서 지저인들을 없애기 위해서 미국에서 대륙 간 탄도 미사일을 날리고 지저인들까지 전부 쓰러뜨고 대륙 간 탄도 미사일과의 최종 결전을 치르게 되는 것이 이 게임의 스토리입니다. 무슨 말 할지 알겠는데 딴죽 걸면 지는 겁니다.
<미사일도 수치심이 있데요>
2. 빛과 어둠을 오간 LEAF&AQUAPLUS
아쿠아 플러스는 1994년에 게임 음악 대행사로 출발한 회사였는데 그 해에 작업 대금을 못 받는 일이 생겨서 위기에 처했다고 합니다. 그러다가 1995년 DR2 나이트 작귀라는 성인용 에로 게임을 LEAF라는 브랜드로 게임을 내놓습니다.
여담인데 이 게임은 게임을 구매하면 OST가 담긴 CD를 무료로 주는 파격적인 서비스를 제공했죠 여기 수록된 곡들은 작업 대금을 못 받게 되었던 그때 그 음악을 사용한 것이라고 하는데, 아무튼 이 게임의 성공으로 아쿠아 플러스는 간신히 재기의 발판을 마련합니다.

다시 양지로 돌아가기 위해서 아쿠아 플러스를 주식회사로 바꾸고 자동차 튜닝 서비스를 하기도 하고 게임 음악 하청 받아서 작업하는 일도 다시 시작하지만 LEAF 의 브랜드로 발매된 투 하트, 화이트 앨범 등의 게임이 대 성공을 거두면서 LEAF 팬덤이 형성되었죠
그 뒤 자신들이 만든 19금 성인 게임들을 전 연령판으로 콘솔로 이식하고, 투 하트 애니메이션 등을 만들게 됩니다. 그 뒤 이런저런 일들이 있었는데 그건 생략하고 칭송받은 자라는 작품이 대박을 치면서 현재 우리가 알고 있는 아쿠아 플러스가 탄생합니다.
<아쿠아플러스의 최고 히트작 칭송받는 자>
이 회사는 어쩌다 보니 에로 게임을 제작한 경우이고 19금 에로 게임을 만들었던 자신들의 과거를 부정하고 싶었지만 자신들의 과거가 너무 유명해졌다는 것, 그래서 위에서 소개한 코에이, 팔콤, 에닉스와는 다르게 자신들이 만든 게임의 존재를 부정하지 않고 있습니다.
이 회사처럼 전 연령과 성인용 사이를 오고 간 회사들이 더 있다고 하는데 못 찾아서 이 회사만 소개합니다.

<결국 포기하고 자신들의 과거를 받아들였습니다.>
흑 역사?, 그게 뭐죠?
시대가 바뀌고 에로 게임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변하면서 에로 게임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도 약해지게 됩니다. 이런 상황에서 본격적으로 선만 넘지 않는 에로 게임들이 발매되는데요 이 게임들은 제작사가 자신들이 만든 게임을 부정하지 않았다는 게 특징입니다.
1. 온 가족의 닌텐도 에 도전한 게임
두근두근 마녀 신판
두근두근 마녀 신판은 SNK가 도산하고 SNK가 도산하기 전 만들어둔 자회사인 SNK 플레이 모어에서 내놓은 어드벤처 게임입니다. 그런데 이 게임은 NDS 용 게임이었는데 당시 닌텐도가 내세웠던 온 가족의 NDS에 정면으로 도전한 게임입니다.
게임은 어드벤처 파트에서 이야기를 진행하고 마녀에 대한 힌트를 수집해서 마녀를 찾아냅니다. 그리고 마녀와의 보스전을 치르고 마녀의 몸을 건드려서 마녀가 흥분했을 때만 나오는 마녀의 문장을 찾아야 합니다.

게다가 터치팬을 이용해서 몸 여기저기를 건드릴 수 있고 건드릴 때마다 특별한 반응을 보이고 스피커를 이용해서 숨을 불어넣을 수 있습니다. "NDS의 기능을 이렇게 활용할 수 있구나"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적극적으로 NDS의 기능을 사용하는 게임이었습니다.
그래서 이 게임이 SNK에서 만들어졌다는 사실을 납득할 수 없는 사람도 이었다고 하는데요 아무튼 이 게임이 성공을 거두면서 두근 마녀 신판 시리즈가 나오게 되고 이와 비슷한 콘셉트의 게임들이 나오면서 현재의 노리고 만드는 게임이 대폭 늘어나는 계기가 된 작품이기도 합니다.

<이게 SNK 작품이라고 한다면 믿을 사람이 몇이나 될까요?>
2. 일기 당천에서 섬란 카구라까지

일기당천 크로스 임팩트는 2008년 PSP용으로 마벨러스에서 발매한 액션 게임입니다. [폭유 하이퍼 배틀]이라는 장르를 내세웠고 장르 면처럼 등장인물 대부분이 큽니다. 이 정도 이야기하면 어떤 게임이 떠오를 텐데요 그거 맞습니다.
이 게임이 섬란 카구라 시리즈의 원형이 되는 게임입니다. 이 게임의 제작사도 섬란 카구라와 동일한 마벨러스&탐 소프트입니다.

이 게임이 성공을 거두면서 마벨러스는 탐 소프트와의 합작으로 현재의 일본에 닌자가 있다는 콘셉트의 액션 게임인 섬란 카구라 소녀들의 잔영이라는 게임을 만들게 되는데 섬란 카구라 시리즈 역시 폭유 하이퍼 배틀이라는 장르명을 내세우면서 일기당천의 특징들을 계승하게 되죠
한국에서는 섬란 카구라 버스트가 DL 전용으로 판매된 것을 시작으로 해서 섬란 카구라 시노비 버서스 그리고 데카모리 섬란 카구라... 그 외 등등 시리즈가 발매 중입니다. 섬란 카구라 3DS 판은 3D를 사용한 횡스크롤 액션 게임이었지만 섬란 카구라 버서스 시리즈부터는 무쌍 방식에 가깝게 변합니다.


<현재는 섬란 카구라 PBS까지 나왔죠>
이 버서스 시리즈가 성공을 거두면서 마벨러스는 본격적으로 섬란 카구라 시리즈를 제작하게 되었고 탐 소프트는 무쌍 방식의 액션 게임을 대대적으로 찍어내게 됩니다.
3. 록맨 제작사의 외도 걸&건

<록맨과 푸른뇌정의 건볼트 사이에서 강렬한 존재감을 비추고 있는 걸&건>
인티 크리에이츠는 캡콤 출신 개발자들이 주축이 돼서 만든 회사입니다. 그래서 캡콤에 외주를 받아서 게임을 만들기도 합니다. 인티 크리에이츠가 만든 캡콤 게임 중 가장 유명한 것으로는 록맨 제로 시리즈가 있습니다.
어느날 인티 크리에이츠가 알케미스트와의 협력으로 만든 슈팅 게임이 걸&건 입니다. 여자들이 주인공에게 몰려들고 페로몬 샷을 날려서 여자들을 기절 시키고, 주인공에게 반하지 않은 하지만 주인공이 좋아하는 여성 중 한 명에게 고백을 한다는 내용입니다.


<페로몬 샷을 맞은 여자들은 기절합니다.>
여담인데 이 게임은 한국에서도 정식 발매되었지만(유통사는 사이버 프론트 코리아) 정말 안 팔렸다고 합니다. 그래서 덤핑 되고 악성 재고로 전락했었는데 ... 방송에서 소개된 뒤에 품귀 현상이 터지고 아주 구하기 힘든 작품이 되었다고 하네요
이상 게임계의 흑역사 에로 게임에 대한 이야기를 마치겠습니다. 서양 게임도 역사가 깊은 회사라면 몇 개쯤 있을 것 같은데 못 찾아서 일본 게임 회사 위주로 다루었습니다. 초기에는 에로 게임이 큰 돈이 되서 게임 산업에 뛰어 들었다가 회사가 안정화 되면서 에로 게임 제작을 부정한 초기 회사들
에로 게임과 전 연령 게임을 오고가다가 어쩌다보니 자신들의 과거와 타협한 회사들 그리고 에로 게임 제작(일단 19금 ㅍㄹㄴ 게임은 아니니까)을 당당하게 드러내고 있는 회사들을 보면 비주류 문화가 주류 문화에 인정받는 과정을 보는것 같기도 합니다.
이상으로 게임계의 흑역사에 대한 이야기를 마치겠습니다. 다른 내용을 찾게 된다면 그때 추가로 다루기로 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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