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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머

사펑) 엣지러너 2기에 대한 내 한줄 평

루리웹 유머 베스트2026-10-21 01:24 올라옴원문 보기

한줄평

괜찮은 트리거 애니인건 맞지만 "좋은 사이버펑크"는 아님.


장점

매우 뛰어난 연출. 눈이 즐겁다. 컷을 잘 쳐서 내용이 없는 것에 비하면 지루함이 없다. 이건 연출력의 힘임.

전작과 게임 본편의 소재들을 잘 버무려 엮어서 만들어낸 대전개의 배경요소들

게임 본편의 무대들을 100% 풀활용한 공간설정. 게임을 해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여기가 어딘지 알 정도.

몇몇 캐릭터의 훌륭한 캐릭터디자인. (특히 여성진. 특히x100 카프리)


단점

유피와 D를 제외하면 놀랍도록 미/친놈이 없음. 모두 너무 정상인임. 이게 왜 단점이냐면 사펑은 정상인이 주인공해먹으면 안되는 장르임.

절제된 나머지 존재감이 없는 음악. 그래도 몇몇 파트는 괜찮았음.

사펑이라는 장르에 맞지 않게 업보빔을 요리조리 피하는 결말... 이긴 한데 생각보다 업보받을 짓이 많진 않았구나 싶기도 함.

군상극 특유의 산만함. 이야기가 파편화되다보니 집중해서 안보면 극의 흐름을 놓치기 쉬움.



총평

1기는 명확한 주제를 가지고 제한된 인물들에 조명을 비추며, 그 행적을 그대로 따라다가보니 이해하기 쉬웠음. 무엇보다 업보를 쌓아나가는 과정에서 아 얘들이 저질러선 안되는 선을 결국 넘었구나, 내리막길 외엔 길이 없겠네 싶은 예감을 주고 그때부터는 내리막길을, 단 존나 신나게 달리는 모습을 보여주었음.


이것은 사이버펑크의 대전제, "미친 세상에서 살아보려고 미친 짓을 저지르면 업보로 인해 비참한 결말을 맞을 수 밖에 없다. 단 그 과정이 처절하면 전설이 된다."에 그대로 들어맞았기 때문에 장르의 대표작으로 남을만 했음.


2기를 보면서 느끼는 감정은, trpg 판에서 이른바 "초이성적 플레이"를 하는 플레이어들을 보는 기분임. "이렇게 하면 사는데 왜 이렇게 안함?"으로 대표되는 "초이성적 플레이"는 나쁜건 아닌데, 좋은 이야기보다 "생존성"을 중시하면서 나오는 문제점들이 생김. 2기는 훌륭한 연출과 좋은 배경, 괜찮은 백스토리를 가지고 있고 트리거 애니의 여러 공식들을 따르고 있음. 다만 이게 사이버펑크라는 장르적으로 좋냐면 그건...


다시 2기의 여러 부분을 보면서 느끼는건 애초에 업보빔을 맞을 정도의 짓을 저지른 애들 자체가 적다는 것이었는데 말하자면 미친 세상에서 가능한 사리면서 살았다는 것임. 물론 오래살기 위해서는 현명한 선택이지만 이래서는 이야기적으로는 재미가 떨어질 수 밖에 없음. 차라리 조연들 몇몇의 서사가 사이버펑크스러움. (특히 유피)


게다가 이야기를 잘라서 뿌려놨기 때문에 조금만 집중력이 흐트러져도 이야기 흐름을 따라가기 어려워 할 수 있고 인물의 동기를 파악하기도 어려움. (사실 잘 이어붙여보면 이해가 안가는건 아니긴 함.)


다시금 생각해보면 1기가 우연과 의도가 절묘하게 결합되어 만들어진 미친 물건이었던거고, 그걸 재현하길 바라는건 어렵긴 함. 그리고 비극보다는 해피엔딩이 더 상품성이 있는 것도 사실이고. 하지만 2기의 이야기는 "이 장르라면 여기서 터지겠지"라고 생각되는 모든 장면을 요리조리 잘 피해가며 인물들을 무사히 생존 엔딩에 데려다놓음. (업보를 피할 수 없는 몇몇을 제외하고)


뭐... 나도 비극만 좋아하기보다는 해피엔딩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하니 이건 괜찮긴 한데, 장르적으로는 아쉬운 것을 피할 수 없음. 뭐 긍정적으로 생각하면 여기서 살아난 애들이 사펑 게임 2탄이나 거의 분명히 나올 것 같은 엣지러너 3기에 등장할지도 모른다는걸 위안으로 삼아야 할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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